평신도신문
기사
남선교회전국연합회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기사

제 목 <은혜 나눔>안산제일교회에서 오는 11일(주일) 오후 4시 원로목사로 추대 받는 고 훈 목사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목회 43년, 안산제일교회 시무 38년…“날 사랑하신 하나님 감격”
 
떠나는 사람아
 
떠나는 사람아
뒤돌아보지 말고 가게
사랑한 사람은 그리움으로
섭섭한 사람은 아쉬움으로
더러 생각나리니
그렇게 만날 수 있지 않겠는가
 
떠나는 사람아
아무 말하지 말고 가게
할 말은 이미 다 했고
하고 싶은 말은 들을 사람 많지 않고
해야 할 말은 자신에게 하면 되지 않겠는가
 
떠나는 사람아
아무 말 듣지 말고 가게
칭찬하는 사람도 비난하는 사람도
모두 친구는 아니네
친구는 오직 한 분 주님 뿐 아닌가
 
떠나는 사람아
모두 내려놓고 가게
돌아오지 않는 길 가면서
굳이 여행하는데
모자라지 않는 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사람아
떠나는 사람아
이렇게 멀어진 후
우리는 어느 날
서로 눈물 나도록 보고 싶지 않겠는가
 
*11월 27일 주보에 실린 시로 고 훈 목사의 은퇴를 앞둔 심정을 잘 담고 있다. 고 목사는 1978년 전도사로 부임해 1980년 4월 목사 안수를 받고 그해 12월에 위임목사가 됐다.
15년 전 말기 암 판정을 받았으나 힘든 고비를 넘기고 무사히 목회를 마치는 영광을 안게 됐다.
 
▲은퇴를 앞두고 그동안의 목회사역을 되돌아 보면서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우선 은퇴에 대한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모세는 120세에 가나안땅을 들어가기 전 굉장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근데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오라고 명하셨다. 모세는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만 밟고 가면 안됩니까?’라고 간청했다. 모세는 120년의 세월을 모두 다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서 보냈다. 가나안 땅을 목표로 한 삶이었기에 가고 싶다고 한 것인데 하나님께서는 그만해도 족하다고 하셨다. 모세는 많이 건강했던가 보다. 나는 내 건강이 나 내 능력으로 볼 때 교회에서 70세로 은퇴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100년 한 것과 같다. 내 건강을 봐서는 후회는 없다. 드디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안산제일교회에서 38년간 목회를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안산제일교회에서의 목회 기간 동안 건축만 했다. 교육관 2개와 본당을 한번 지었다. 그 후 다시 허물고 현재의 건물을 짓고 나니 40년의 세월이 지났다.
 
내 일이라면 당연히 힘들어서 못했을 것이다. 하나님 성전이니 재미있다. 무엇이 힘들겠나. 성령님이 다 알아서 하신다. 나는 일꾼일 뿐이다.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가 힘들지 배우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악역이든 선한역할이든 대본대로 하면 된다. 우리 신앙이 그렇지 않은가. 하나님이 세우시고 ‘이것만 하라’ 명하시면 그대로 하면 된다. 나는 설교만 하면 됐다. 하나님께 맡기면 쉽고, 함께하면 쉽고, 교인들과 함께하면 쉽다. 나는 병들고 약한 말이다. 짐을 싣고 언덕으로 올라가면 제대로 오르지 못한다. 옆에서 장로님들과 교인들이 꽉 붙들고 올라가면 나는 거저 올라가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교인들에게 감사하다. 당회와 교인들이 많은 힘이 됐다. 나는 교인을 ‘보이는 하나님이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영이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교인들을 내 눈에 보이는 하나님으로 생각하면 함부로 할 수 없다. 또 교인들은 목사님과 장로님을 이런 시각으로 보면 서로 주께 하듯 하게 되고 많은 은혜를 받게 된다. 부부도 주께 하듯, 구제도 주께하 듯. 모든 사람이 나보다 더 낫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주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도 교계를 대표하는 시인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시와 목회가 어떤 연관이 있나요?
 
=“목회자는 신학과 인문학을 해야 한다. 성서는 인문학과 신학의 축이다. 최초의 문학은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를 취해 하와를 만들고 아담 앞에 데려가니 시가 나왔다.
 
“오~내살 중에 살, 내 뼈 중에 뼈~” 이게시다. 얼마나 감동적인 시인가.
 
우리 신앙은 감동이다.
 
그리고 인간은 모두 신학을 하게 되어 있다. 꼭 기독교만이 아닌 불교나 미신이어도.
또한, 인문학도 모두 하게 되어 있다. 자연을 보고 누구나 감탄하고 감동한다. 글이 안 써
져서 그렇지 모두가 다 시인이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예수 믿는게 어렵나? 아니
다. 시도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다윗의 시중에 가장 좋아하는 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다 좋아하지만, 특히, 23편 1절을 가장 좋아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다음은 읽을 수 없게 된다. 하나님이 나의 목자이신데 하나님 안에 다 있다. 하나님이 있으면 다 있고 없으면 다 없다는 것이다. 이 한절에 사로잡히면 나머지 성경은 못 읽는다. 이 구절을 읽고 나는 성경을 덮는다. 이 구절이 너무 좋다. 그래서 오래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것을 소화하려고 하지 안해도 된다. 한구절만이라도 계속 묵상하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건강은 어떻게 유지를 하고 계신가요.
 
=“모두가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살아가도록 하나님께서 지으셨다. 15년 전 위, 췌장, 십이지장, 림프절이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췌장을 3분의 1 자르고, 십이지장은 모두 자르고 위는 반절이상 자르고. (기자에게) 내 모습을 봐라 뼈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까지 숨쉬도록 하신 것은 결국 하나님의 은혜다. 그리고 나를 암에 걸린 목사로 쓰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암에 걸렸다가 회복되어 70세까지 목회를 하면 다른 병든 목회자와 교인들이 나로 인해 위로를 받을 것이다. (암 말기 판정받았을 당시의 심정을 듣고 싶습니다.) 신앙이 연악했다면 원망을 했을 것이다.
 
나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나는 좋다’라는 시를 썼다. ‘나만 암에 걸리는 줄 알았는데, 목사님도 암에 걸리네’라며 같은 암환자들 이 위로를 받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내가 혹시 치료받고 좋아진다면 희망을 얻고 내가 죽는다면 하늘나라에 빨리 갈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주변에서는 나를 걸어다니는 기적이라고 한다. 15년 동안 생존했으니.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당신이 더 기적이다’고 말한다.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기적이다. 대부분은 병이 없다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나 특별한 축복이다. 지금도 몸 상태가 조금 좋지 않으면 바로 ‘전이 되지 않았나’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불안감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특별한 하나님의 축복이다.”
 
▲은퇴 후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하고 싶은 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은퇴 후의 다른 삶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특히 글은 계속 쓰고 싶다. 그동안 계속 시를 썼으니. 아프면 참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주님이 십자가 위해서 하신 말씀이 가장 위대하다.
 
가상칠언을 하나하나 생각하면 하나님은 예수님을 우리 때문에 버렸다. ‘하나님은 나를 버려도 나는 하나님을 버리지 못힙니다’. 이게 하나님 품으로 들어가는 기도다.
 
▲101회 총회 기간 내내 안내를 맡는 등 몸소 직접 봉사에 참여해 많은 총대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울 때는 대접받을 때가 아니라 섬길 때다. 교회를 건축하고 총회를 개최해 교회가 매우 영광스러워졌다. 총회를 치루고 보니 면류관을 쓴 것 같다. 전국의 목사와 장로들을 섬긴다는 기쁨에 교인들도 힘든 줄 몰랐다. 섬기는 동안 행복한 교인들의 모습을 보며 기쁨이 됐다.”
 
▲후임 허요환 목사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나보다 모든 것이 우수하다. 시대적인 차이도 있지만, 건강하고, 말을 잘한다. 언어의 능력도 하나님으로부터 받았다. 설교학 교수를 했다. 성경분석이 월등하다. 공부를 많이 하면 교만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 공부를 많이 했다고 교만하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공부를 많이하면 실력이 있다는 논리가 맞다. 현대목회는 모든 사람을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월등한 실력이 필요하다. 나보다 모든 것이 월등해서 교회가 모셨다."<김길형 기자>

댓글쓰기